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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히트와 소외 효과: 일부러 "이건 연극이야"라고 알려주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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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브레히트와 소외 효과

브레히트와 소외 효과: 일부러 "이건 연극이야"라고 알려주는 방법

영화를 보다가 눈물이 난 적 있나요? 주인공이 너무 불쌍해서 나도 모르게 훌쩍인 적요. 그때 우리는 이야기 속에 푹 빠져 있는 거예요.

그런데 여기, 정반대를 원한 사람이 있었어요. 독일의 연극인 베르톨트 브레히트예요. 그는 관객이 이야기에 푹 빠지는 걸 일부러 막으려고 했어요.

왜 그랬을까요? 지금부터 하나씩 알아봐요.

소외 효과가 뭐예요?

브레히트는 이런 방법에 이름을 붙였어요. 독일어로 Verfremdungseffekt(페어프렘둥스에펙트)예요. 한국어로는 소외 효과 또는 거리두기 효과라고 불러요.

말이 어렵죠? 쉽게 말하면 이래요.

"관객님, 지금 보시는 건 진짜가 아니라 연극입니다. 잊지 마세요!"

연극을 보다 보면 무대 위 사람이 진짜 사람처럼 느껴져요. 그런데 브레히트는 중간중간 관객을 톡톡 건드려요. "정신 차려요, 이건 만든 이야기예요"라고요.

마치 놀이공원 유령의 집에서 유령 인형의 줄이 보이는 것과 비슷해요. 보통은 그게 실수지만, 브레히트는 그 줄을 일부러 보여줬어요.

왜 일부러 몰입을 깨뜨렸을까요?

이야기에 푹 빠지면 좋은 점이 있어요. 재미있고, 감동적이고, 시간이 훅 가요.

그런데 브레히트는 걱정했어요. 푹 빠져 있는 동안에는 생각을 안 하게 된다는 걸요.

예를 들어 볼게요. 슬픈 이야기를 봤어요. 주인공이 가난해서 고생해요. 우리는 울어요. 그리고 극장을 나와요. 마음이 후련해져요. "아, 슬펐다." 끝.

브레히트는 여기서 멈추는 게 싫었어요. 그는 관객이 이렇게 묻길 원했어요.

  • 저 사람은 가난할까?
  • 누가 저 상황을 만들었을까?
  • 저건 바꿀 수 있는 걸까?

울고 끝나는 대신, 생각하고 나가길 바란 거예요. 그래서 일부러 감정에 브레이크를 걸었어요.

브레히트와 소외 효과: 일부러 "이건 연극이야"라고 알려주는 방법 도식

무대에서 어떻게 했을까요?

브레히트는 여러 가지 방법을 썼어요. 하나씩 볼게요.

1. 무대 위에 큰 글씨를 걸었어요

연극이 시작되기 전에 무대 위에 팻말을 걸어요. 거기에 "폴란드"라고 쓰여 있어요. 또는 "이 장면에서 주인공은 아들을 잃는다"라고 미리 알려주기도 해요.

이상하죠? 결말을 미리 알려주면 재미없잖아요.

바로 그게 목적이에요.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 하고 조마조마하는 대신, " 그런 일이 일어날까?"를 보게 만드는 거예요.

2. 배우가 관객에게 말을 걸었어요

보통 연극에서 배우는 관객이 없는 척해요. 무대 위 세상만 있는 것처럼 연기해요.

브레히트의 연극에서는 배우가 갑자기 관객 쪽으로 고개를 돌려요. 그리고 직접 말을 걸어요. 벽이 사라지는 거예요.

3. 노래가 갑자기 끼어들었어요

슬픈 장면이 이어지다가 갑자기 노래가 시작돼요. 조명도 확 밝아져요. 감정의 흐름이 뚝 끊겨요.

일부러 그런 거예요. 김이 새게 만드는 거죠.

4. 무대 장치를 숨기지 않았어요

조명 기구를 천장에 숨기지 않고 그냥 보이게 뒀어요. 무대 세트를 바꾸는 사람도 관객 앞에서 왔다 갔다 했어요.

"봐요, 우리가 지금 만들고 있는 중이에요"라고 보여준 거예요.

배우의 연기도 달랐어요

보통 배우는 역할에 완전히 빠져들려고 해요. "나는 햄릿이다"라고 스스로 믿는 거예요.

브레히트의 배우는 달랐어요. 이렇게 생각했어요.

"나는 햄릿을 보여주는 사람이다."

차이를 느껴 볼까요?

친구에게 어제 있었던 싸움을 이야기한다고 해봐요. "그래서 걔가 이랬어!" 하면서 흉내를 내죠. 그 순간 여러분은 그 친구가 게 아니에요. 그 친구를 보여주고 있는 거예요. 그리고 중간중간 "웃기지 않냐?" 하고 자기 생각도 끼워 넣죠.

브레히트가 원한 연기가 딱 이거예요.

브레히트와 소외 효과: 일부러 "이건 연극이야"라고 알려주는 방법 도식

연습할 때 쓴 재미있는 방법

브레히트는 배우들에게 이런 연습을 시켰어요.

대사 앞에 "그가 말했다"를 붙이기. "배고파"라고 말하는 대신 "그가 말했다, 배고파"라고 하는 거예요. 그러면 배우가 자기 대사를 한 발짝 떨어져서 보게 돼요.

3인칭으로 바꿔 말하기. "나는 무섭다"를 "그는 무서워했다"로 바꿔서 연습해요.

지문까지 소리 내어 읽기. 대본에 "(울면서)"라고 적혀 있으면, 그 말도 소리 내서 읽어요.

이런 연습을 하면 배우는 역할 속으로 그냥 빠지는 대신, 그 인물을 관찰하는 눈을 갖게 돼요.

알면 좋아지는 점

소외 효과는 골라 쓰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연극과 관객 사이에 원래 있는 거리를 다루는 방법이에요. 이 개념을 알면 이런 것들이 보이기 시작해요.

  • 어색한 장면이 실수가 아닐 수 있다는 걸 알게 돼요. 영화나 연극에서 인물이 갑자기 카메라를 보고 말을 걸면, 예전에는 "이상하다" 하고 넘겼을 거예요. 이제는 "아, 일부러 거리를 두는구나" 하고 읽을 수 있어요.
  • 내 감정을 스스로 살펴보게 돼요. 슬픈 이야기에 울고 나서 "나는 왜 울었지?" 하고 한 번 더 물어보게 돼요.
  • 이야기를 만들 때 선택지가 늘어나요. 무조건 몰입시키는 것만이 답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니까요.

모르면 겪는 문제

  • 일부러 만든 어색함을 "못 만든 것"으로 오해해요. 만든 사람이 애써 넣은 장치를 실력 부족으로 착각하게 되죠.
  • 감정에 휩쓸리기만 하고 끝나요. 이야기가 던진 질문을 그냥 지나쳐요. 슬펐다는 기억만 남고 생각은 안 남아요.
  • 연기 연습에서 벽을 만나요. "더 깊이 빠져들어야 한다"는 방법만 알고 있으면, 인물을 차갑게 관찰해야 하는 장면에서 길을 잃어요.

지금도 여기저기 쓰여요

소외 효과는 오래된 이야기가 아니에요. 지금도 많이 쓰여요.

영화에서 주인공이 갑자기 카메라를 똑바로 보고 관객에게 설명하는 장면 본 적 있죠? 그것도 같은 원리예요.

예능 프로그램의 자막도 비슷해요. 화면 아래에 "(현재 심경)" 같은 글자가 뜨면, 우리는 장면 밖에서 그 장면을 내려다보게 돼요.

애니메이션에서 캐릭터가 "작가님, 이건 너무하잖아요!"라고 말하는 장면도 그래요.

정리해 볼게요

브레히트의 생각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래요.

"익숙한 것을 낯설게 만들면, 사람은 그것을 다시 보게 된다."

매일 지나다니는 길은 눈에 안 들어와요. 그런데 그 길에 갑자기 큰 나무가 쓰러져 있으면, 우리는 길을 처음처럼 자세히 보게 되죠.

브레히트는 무대에서 그 나무를 일부러 쓰러뜨린 사람이에요. 관객이 편하게 지나가지 못하도록요.

다음에 연극이나 영화를 볼 때, 이런 순간을 찾아보세요. 이야기가 갑자기 "이건 만든 거야"라고 손을 흔드는 순간요. 그 순간 무엇을 생각하게 되는지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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