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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e: 활 쏘기 — 정지 속의 최대 긴장

Pose: 활 쏘기 — 정지 속의 최대 긴장 대표 이미지
출처: 활 쏘기 — 정지 속의 최대 긴장

활을 당긴 채 멈춘 사람은, 사실 가장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

활쏘기 경기를 본 적 있나요? 선수가 활을 끝까지 당기고 잠깐 멈춥니다. 겉으로 보면 그냥 서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순간이 활쏘기에서 제일 힘든 순간입니다. 마치 고무줄을 끝까지 늘려서 손으로 붙잡고 있는 것과 같거든요. 고무줄은 가만히 있지만, 잡은 손은 계속 힘을 쓰고 있지요.

활쏘기는 라틴어로 '활'을 뜻하는 아르쿠스(arcus)에서 온 말이에요. 옛날에는 사냥과 전쟁에 쓰였고, 지금은 주로 스포츠가 되었지요. 활 쏘는 사람은 '아처' 또는 '궁수'라고 부릅니다. 이 글에서는 궁수의 몸이 만드는 여섯 개의 중요한 자세, 즉 키포즈를 하나씩 살펴봅니다.

활쏘기는 여섯 장면으로 나눌 수 있어요

만화를 그릴 때 중요한 장면만 먼저 그리는 것을 '키포즈'라고 해요. 활쏘기도 똑같이 여섯 장면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순서대로 보면 이렇습니다.

Pose: 활 쏘기 — 정지 속의 최대 긴장 도식

가운데 빨간 칸이 보이나요? 앵커와 홀드. 움직임이 가장 적은데, 힘은 가장 많이 드는 이상한 구간입니다. 하나씩 차례로 가 봅시다.

1. 스탠스 — 발로 만드는 받침대

스탠스는 서는 자세예요. 두 발을 어깨너비만큼 벌리고, 과녁을 옆으로 보고 섭니다. 카메라 삼각대를 떠올려 보세요. 다리가 벌어져 있어야 카메라가 흔들리지 않지요. 궁수의 두 발도 삼각대의 다리와 같습니다. 발이 흔들리면 그 위에 있는 모든 것이 흔들려요.

2. 노킹 — 화살을 자리에 앉히기

노킹은 화살 꽁무니를 시위에 딸깍 끼우는 동작이에요. 화살 뒤에는 작은 홈이 있어서, 시위의 정해진 자리에 끼웁니다. 기차가 레일 위에 올라가는 것과 같아요. 레일에 제대로 올라가야 정해진 길로 달릴 수 있지요. 이 자리가 매번 조금씩 다르면, 화살은 매번 다른 곳으로 날아갑니다.

3. 드로우 — 시위를 당기는 길

이제 활을 들고 시위를 당깁니다. 여기서 중요한 비밀이 하나 있어요. 잘 쏘는 사람은 팔 힘으로 당기지 않습니다. 등 힘으로 당깁니다. 무거운 문을 열 때 팔만 쓰면 금방 지치지만, 몸 전체로 당기면 쉽게 열리지요? 궁수는 등에 있는 큰 근육으로 시위를 끌어옵니다. 팔은 그냥 갈고리 역할만 해요.

4. 앵커와 홀드 — 멈춘 것 같지만 폭발 직전

앵커는 '닻'이라는 뜻이에요. 배가 닻을 내리면 그 자리에 멈추지요. 궁수도 당긴 손을 얼굴의 정해진 자리에 딱 붙입니다. 보통 턱 밑이나 입꼬리 옆이에요. 매번 같은 자리에 닻을 내려야, 화살도 매번 같은 길로 날아갑니다.

그리고 홀드, 즉 버티는 시간이 옵니다. 겉으로 보면 궁수는 조각상처럼 멈춰 있어요. 하지만 몸속은 전혀 다릅니다. 활은 계속 "놓아줘!" 하고 앞으로 당기고, 궁수의 등은 "아직!" 하고 뒤로 버팁니다. 줄다리기가 팽팽하게 멈춘 순간과 똑같아요. 줄은 안 움직이지만, 양쪽 다 온 힘을 쓰고 있지요.

이때 몸을 자세히 보면 긴장이 새어 나옵니다. 활을 든 손끝이 아주 조금씩 떨려요. 촛불이 흔들리듯 미세하게요. 등 뒤에서는 어깨뼈, 어려운 말로 견갑골이 등 가운데로 서서히 모입니다. 호두까기 인형이 호두를 천천히 조이는 것처럼요. 숨도 반쯤 멈춥니다. 이 작은 떨림과 조임이야말로 "지금 이 사람이 엄청난 힘을 참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Pose: 활 쏘기 — 정지 속의 최대 긴장 도식

5. 릴리스 — 놓는 게 아니라 힘이 빠지는 것

드디어 화살을 보냅니다. 그런데 잘 쏘는 사람은 손가락을 "확!" 펴지 않아요. 그냥 손가락에서 힘을 스르륵 뺍니다. 그러면 시위가 알아서 미끄러져 나가요. 꽉 쥔 모래를 놓을 때, 손을 털면 모래가 사방으로 튀지만 힘만 빼면 조용히 흘러내리는 것과 같습니다. 손을 세게 펴면 그 움직임이 시위를 건드려서 화살이 엉뚱한 곳으로 갑니다.

6. 팔로우스루 — 화살이 떠난 뒤에도 남는 자세

화살이 떠났으니 끝일까요? 아직입니다. 궁수는 화살이 과녁에 맞을 때까지 자세를 그대로 유지해요. 시위를 당겼던 손은 자연스럽게 귀 뒤로 넘어가고, 활을 든 팔은 계속 과녁을 향합니다. 야구 선수가 공을 던진 뒤에도 팔을 끝까지 휘두르는 것과 같아요. 던지자마자 몸을 멈추면 공이 이상하게 날아가거든요. 마지막 순간에 몸이 흔들리면, 그 흔들림이 화살에 그대로 전해집니다.

이 여섯 자세, 알면 뭐가 좋을까?

알면 좋아지는 점: 활쏘기 경기가 완전히 다르게 보입니다. 전에는 "가만히 서 있다가 쐈네"로 끝났다면, 이제는 멈춘 선수의 손끝 떨림과 등의 조임에서 팽팽한 긴장을 읽을 수 있어요. 그림을 그리거나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도 큰 힘이 됩니다. 활 쏘는 인물을 그릴 때 이 여섯 장면 중 하나만 정확히 골라 그려도, 보는 사람이 "당기는 중이구나" "방금 쐈구나"를 바로 알아차리거든요.

모르면 겪는 문제: 활 쏘는 그림을 그렸는데 어딘가 어색해집니다. 앵커 없이 손이 허공에 떠 있거나, 팔 힘으로만 당기는 것처럼 어깨가 움츠러든 그림이 되기 쉬워요. 직접 활을 배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홀드가 '그냥 멈춰 있는 시간'인 줄 알면 등의 힘을 풀어 버리게 되고, 그 순간 활이 이겨서 자세가 무너집니다. 화살은 당연히 빗나가고요.

정리하며

활쏘기는 여섯 장면의 이어달리기입니다. 발로 받침대를 만들고, 화살을 레일에 올리고, 등으로 당기고, 닻을 내려 버티고, 힘을 빼서 보내고, 끝까지 자세를 지킵니다. 그중 가장 조용한 순간인 홀드가 사실은 가장 시끄러운 순간이에요. 몸속에서 활과 궁수가 온 힘으로 줄다리기를 하고 있으니까요. 다음에 활 쏘는 사람을 보게 되면, 멈춰 있는 그 몇 초를 자세히 들여다보세요. 떨리는 손끝에서 최대의 긴장이 보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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